삼십년을 붙어 다녔는데
니놈 얼굴이 희미한 날이 있다.
기억을 더듬고 전화기를 뒤져도
너의 사진 한장이 없다.
소주 만땅 취해
엄마집 내방을 찾아 사진첩을 뒤진다.
다섯장.
다섯장의 사진.
함께한 삼십년.
너는 십대의 모습으로 가슴 속에 다시 담아진다.
미안해
8월 땡볕 니놈 생일에
지난 겨울 춥다길래
무스탕 장갑 선물한게 미안해.
땀뻘뻘 얼음물 찾길래
사래 걸리지말라고
뜨거운 물 내어준게 미안해.
꽃지였지?
바다냄새 좋다고 파도소리 좋다고
별이. 별이 하도 좋다길래
너 좋아하는
바다 파도 별 함께 자라고
밤새 모기밥된게 미안해.